2008/10/24 03:49
[여행이야기]
2008. 10. 10 - London, UK
마지막으로 런던에 왔던 것이 지난 2003년이었으니
5년 만에 영국땅을 밟게된 셈이다.
유럽 여행기를 쓰던 때의 나와 현재의 나 사이에
무려 5년이라는 시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잠시 사색에 잠기게 되었다.
그 사이에 난 얼마나 컸을까...
런던에서 나이로비로 가는 비행기에서 신기한 꿈을 꿨다.
내가 가장 신뢰하던 친구까지 나를 배신했다.
그리고 나를 해치려는 사람들이
칼로 나의 왼손을 잔인하게 찢기 시작했지만
내 친구는 그 사람들 편에 서서 무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었다.
꿈이었지만 마치 현실처럼 고통이 느껴졌는데
내가 신음을 하는데도 그는 방관하다가
이 모든 게 끝나자 나를 해친 사람과 떠나버렸다.
이 모든 폭력이 마무리 짓고 왼손은 계속 아팠지만
충격이 모두 사라지고 갑자기 마음이 편해졌다.
예수는 왼손이 아니라 온 몸에 모진 고문을 받으면서도 용서했는데
손 하나 찢기는 고통 쯤이야 이겨낼 수 있지 않은가 하면서
꿈 속에서 내 자신은 참 편안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났다.
재미있는 것은 그 현장에서
내 손이 찢겨나가는 내내, 그리고 그들이 떠난 후에도
내 옆에서 울부짖는 여자 한 명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자기 탓이라고 소리지르면서...
마치 성화마다 등장하는 막달라 마리아처럼...
Nairobi, Kenya
아프리카의 첫인상이 특별하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공항은 Liz 가 말한대로였다.
"its just an international airport like any other, just not as big.."
나를 마중 나온 여행사 직원이 입국장 한가운데에서
내 이름이 적힌 카드를 들고 있었고,
우려했던 것과 달리 모든 일이 편하게 진행되었다.
여행사 직원은 중년 여자분이었는데 딸과 함께 온 모양이었다.
직원 모녀가 타고온 도요타 Corolla 에 몸을 싣고 나이로비 시내로 향했는데
밤이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그랬는지,
혹은 그저 생각이 없었떤 것인지
매연 말고는 특별히 기억나는 것이 없다.
호텔에 짐을 풀고서야 내가 어디에 왔는지 실감한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