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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1 04:25




Urban and Regional Studies
내 전공의 정식 명칭이다.

직역하자면 도시지역학과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부서 이름이 City and Regional Planning 이기 때문에
그냥 도시계획이라고 얘기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도시계획이라 하면
도시공학이나 설계, 건축 등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부연 설명을 붙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우리는 공학이 아니라 사회과학에 가깝다.

4년 동안 법, 경제, 재무, 사회, 교육, 정책, 보건,
행정, 교통, 환경, 디자인, 심지어 페미니즘까지
광범위한 분야를 아우르는 많은 내용을 배우지만
내가 보기엔 이 교육의 핵심은 리더쉽이었다.

리더쉽이라고 하면,
뭔가 거창하거나 화려한 걸 떠올리기 쉽상이지만
우리가 배운 리더쉽은 그런 게 아니었다.

약자의 목소리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고
다른 사람을 섬기는 리더쉽,
그리고 어떻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것인지
함께 고민하는 것이 바로 URS 교육의 핵심이었다.

그러고보니 플래닝 교수님들은
자칫 아이비리그 학생이라는 자만심으로 우쭐해질 법한 학생들에게
입학할 때부터 자주 이런 말씀을 하곤 하셨다.

이 곳 코넬 같은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건, 
전세계 인구의 대부분은 상상도 못할 엄청난 특권이라네.

코넬이 여러분들을 받아준 건,
그렇게 특별한 기회를 얻은 만큼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에 쓰라는 것이지
각자 경제적인 욕심만 채우는 데에 쓰라는 게 아닐세.
 
사람들을 갈라놓는 장벽을 허물고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우리 아이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는 일...

그게 우리가 특권의 대가로
평생 짊어져야하는 특별한 의무니까...

워낙 수업시간에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더니
그러려니, 하며 지나칠 때도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고 보니
내 인생의 중요한 갈림길마다 
그 가르침들이 생각났다.

최근에도 새로운 결정을 내려야 했을 때,
자연히 코넬에서 받은 수업이 떠오르게 되었는데
그 때 교수님들이 정확히 무슨 말씀을 하셨나 
강의 기록을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I think that's what we're all searching for, a way to use our god given gifts and the enormous privilege that all of us have had as I have had as well sitting in the seat that you're in and getting a kind of education that few people in the world can even imagine having access to. 

You're here because of that. I think we all have a special obligation to use that knowledge. Not only to further our own economic interests, but to be able to bring down some of the walls that separate people and to be able to promote a kind of inclusive, just society that we can leave to our kids and fee like it's going to be a better experience for them than it was for us.
 
2007. 2. 5 - Ken Reardon 교수님 수업 중


그렇게 배우고도
내 스스로 깨닫는데 시간이 참 많이 걸렸다.

하지만 그렇게 소중한 가르침인 만큼
마음 속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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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2 23:00

내가 코넬에 처음 도착했을 때부터,
나의 어드바이저인 Booth 교수님은 나를 만날 때마다 이런 얘기를 해주시곤 했다.

내가 Amherst 에 다니던 시절에 룸메이트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이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열심히 공부해서 하버드 법대에 갔고
나중에는 정부 소속 변호사가 되기까지 했단다.

너도 열심히 노력하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거다.

어쩌면 내가 코넬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선택해준 것은
교수님의 개인적인 경험 덕분일지도 모른다.
그 분은 뵐 일이 있을 때마다 항상 그 친구 얘기를 나에게 들려주시곤 했다.

내가 성적을 잘 받지 못해도 실망하지 않고 믿어주신 건,
어쩌면 앞을 보지 못했던 친구의 성공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의 좌절까지 모두 지켜보셨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한편 성적이 좋았을 때는 내게 직접 편지를 써서 축하해주시기까지 했다.

항상 옛 친구의 성취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셨지만
오늘 해주신 이야기는 조금 달랐다.

그 친구가 하버드 로스쿨에서 한학기를 남겨두고 있을 때였지.
다른 하버드 법대 졸업예정자들처럼 그도 뉴잉글랜드의 로펌들마다 지원을 했는데
어느 곳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았단다.

그가 너무 좌절한 나머지 한학기를 남기고 중퇴를 고려하고 있었고
그걸 알게 된 나는 바로 하버드로 달려갔단다.

그리고는 그 친구를 데리고 정부 기관마다 자리를 알아보러 다녔는데
마침 정부에서는 장애인들을 채용하려고 한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
일이 잘 풀려서 그는 정부 소속 변호사가 될 수 있었지.

내가 헤드플로 경영을 위해 학교를 떠난다고 말씀드렸을 때,
교수님은 내가 돌아오지 않게 될까봐 걱정하셨다.
전에도 결국 돌아오지 않은 다른 학생의 이야기를 하셨는데
오늘도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이었다.

바로 저 자리에서 20년 전에 있었던 일을 들려주마.
그 때 석사 과정에 있던 학생이 한 명 있었단다.
그는 박사과정에 들어갈 기회를 갖게 되었는데
나는 그에게 석사를 마치고 박사를 하라고 조언했었지.
왜냐면 박사과정이라는게 여간 많은 시간 투자를 필요로 하는게 아니거든.
하나라도 제대로 마치는 게 좋겠다는 얘기였어.

그런데 그는 내 말을 듣지 않고 석사도 마치지 못한채 박사과정으로 옮겼단다.
결국 중간에 그만두게 되어서 결국 석사 학위조차 받지 못하게 되었구나.
또, 수년 전에 학부과정에 있던 제자도 코넬을 잠시 떠나겠다고 했었는데
내가 매번 편지를 써보았지만 결국 돌아오지 않았지.
지금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구나.

네가 이미 떠나기로 결심했다면,
어떻게건 네가 학교에 돌아와 마치도록 하는 게 내 목표가 될 것이다.

마지막 미팅이었기 때문일까...
대화는 평소보다 길어졌다.
걱정하시는 교수님께 나는 이렇게 말씀드렸다.

"저는 아마 칠십 노인이 될 때까지 5년에 한번씩은 학교에 갈 것 같습니다.
더 이상 학교 졸업이 교육의 끝을 의미하는 시대는 끝났으니까요.

기업인이 되는 것은 제 인생의 일부일 뿐입니다.
제 삶에서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겠죠.

바로 망해서 6개월 후에 돌아오건, 
혹은 그 시기가 5년 후로 미루어지건
꼭 돌아올 거예요."

그렇다. 
꼭 돌아올 것이다.

그 때가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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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wls | 2009/01/26 02:0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빠 오랜만~~ 잘 지내고 있는지! 소예언니 통해서 소식은 조금 들었는데...
그 교수님 마음이 참 좋고 따뜻해서 눈팅만 하려다가.. 글 남기고 가. ㅋㅋ
어떻게든 오빠를 학교에 돌아와 마치도록 하는게 자신의 목표가 될 거라는 말도
자기가 친구를 적극 도운 일을 처음부터 내세우지 않았던 것도 참.. ㅋ

사업 번창하고, 학교도 꼭 마치고, 그 존경할만한 순수한 열정도 잃지 말길..ㅎㅎ 화이팅!!
sunflowereyes | 2009/02/12 15:08 | PERMALINK | EDIT/DEL
잘지내지?
통 연락을 못한 거 같은데
그럼 소예를 통해서 소식 좀 들어야겠구나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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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05 14:25

지난 2006년 코넬에 합격한 이래,
이 학교가 왜 날 선택했는지 의문이었다.

나는 SAT나 GPA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고등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했다.

게다가 원서 쓰던 당시,
잡지 디렉터로 일하느랴, 수업 진도 따라가느랴
바빠서 하루 만에 유펜, 스탠포드, 코넬 원서를 모두 써야했기 때문에
Revise는 커녕 내가 쓴 에세이를 읽어볼 시간도 없이 제출해야 했었다.
합격 후에 내가 쓴 원서를 보니 문법이나 철자가 엉망이었다.

학교를 떠나게 되었다고 말씀드리기 위해 Prof. Booth 와 만난 자리에서,
왜 다른 뛰어난 학생들 대신 나를 선택했는지 물어보았다.

"I remember your application. It was clear you were motivated! 
It was clear you would probably make the most of this, and I think you have. 
I think that is probably why it happened! I think we were right."

또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하면 교수님이 옳은 결정을 했다고 생각하시게 될 지 여쭤보았는데
공부를 더 열심히 하라거나 그런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다.
그러나 그는 단호하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I don’t think you have to do anything. Our choice was right, I think. 
As I said, the real benefit of a good college education is we motivate a student to go on educating themselves when they leave. You don’t know the answer until years from now, but my guess is you have that motivation." 


교육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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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은지 | 2008/11/05 15:40 | PERMALINK | EDIT/DEL | REPLY
sorry I missed the conversation on msn - I was talking to my mom :)
코넬에서의 3년 반을 보내고, 그리고 또 새로운 시작을 위해 떠나는 시점에서,
3년전 오빠를 뽑은 사람한테 다시 찾아가봤다는건 참 좋은 일인것 같아. 나야 붙자마자 찾아갔었지만,
나도 4년뒤엔 다시 한번 찾아가서 저런 얘기 듣고 싶다. :)

그게 설령 운이였더라도, 코넬에서 오빠에게 본 '무언가'를 조금은 알것 같아.
어떻게 define 하는지는 모르겠고, 또 3년반 전의 오빠와 내가 최근에 알게된 오빠는 다르겠지만_.
'내가 잘하고 있지, 잘해왔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가끔은 고개를 갸우뚱 할때가 있잖아. 그럴때 제 3자에게서 듣는 '나' 에 대한 이야기들은 참 refreshing 한듯.. !

올바르고, 올바르지 않는 방향이 어딨겠냐만은,
그래도 내가 아는 오빠는 참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어. 옆에서 그래서 항상 배우고.!
요즘 시험기간이라서 (하긴 뭐 여긴 학기 내내 시험기간 인듯한 기분이 들지만..)
킬로만자로 얘기도 듣고 싶고 한데 여유가 없어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그래서 아쉽지만ㅠㅠ
쨋든 아까 얘기듣고 꼭 해주고 싶었던 말들을 여기 끄적임 :)
sunflowereyes | 2008/11/07 11:43 | PERMALINK | EDIT/DEL
킬리만자로 얘기는 여행기 쓸테니까 곧 읽어보면 되겠고 ㅋ
다른 얘기는 쌓이고 쌓이면 언젠가 풀 날이 오겠지 ㅎㅎ
강화은지 | 2008/11/08 07:29 | PERMALINK | EDIT/DEL | REPLY
nice talking to you yesterd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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